[특집] [발행인의 시선] 사람과사회 사이에서(4) 변하는 세상, 지켜야 할 것 오래 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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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SoFi스타디움에서 열린 BTS 컨서트를 보며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피부색도 언어도 다른 젊은이들이 한국어 노래와 ‘아리랑’까지 떼창하는 모습에 51년전 처음 미국에 떄가 떠올랐다.
한국의 음악은 커녕 마늘냄새, 김치냄새를 걱정했고 한국이 도대체 어디인지 설명해야 했던 때도 있었다. 이제 미국의 젊은이들이 한국 음악을 찾아 듣고 한국 음식을 즐기며 한국어를 배운다. 한 이민자의 삶 속에서 고국의 문화적 위상이 이렇게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은 참 특별한 경험이다.
BTS 의 컨서트에서 한인으로의 긍지를 느낀것과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새삼 실감했다.
요즘 미디어 현장에서도 비슷한 충격을 경험한다. 바로 AI다.
지난 30년 동안 라디오 방송을 하고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기사를 쓰고 신문과 영상을 만들었다. 종이신문에서 인터넷으로, 방송에서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로 무대가 넓어질 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했다. 하지만 AI가 가져온 충격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자료 조사와 번역, 정보 비교와 정리는 물론 문장을 다듬고 이미지와 영상 제작을 돕는 데까지 활용되고 있다. 미디어 종사자에게 이보다 유용한 도구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래서 오히려 고민이 생긴다.
나는 AI를 활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AI에 지배당하고 의존하고 있는가.
기자가 현장을 찾아 사람을 만나고 질문하며 사실을 확인하는 대신 AI가 찾아준 정보를 정리하는 데 익숙해진다면 저널리즘의 본질은 어떻게 될까. 매끄러운 문장을 빨리 만들어낼 수 있어도 취재 현장에서 만난 사람의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 말하지 못한 사연까지 읽어낼 수 있을까.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우려보다 더 경계되는 것은 따로 있다. 편리함에 익숙해진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어느 틈엔가 조금씩 내려놓고 잊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좋은 기사와 인터뷰는 글솜씨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엇을 취재할 것인지 결정하고, 사실과 주장을 구별하며, 수많은 정보 가운데 무엇을 독자에게 전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일이 먼저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볼 때 다른 방향에서 물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AI는 많은 답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 묻고, 그 답을 믿을 수 있는지 판단하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미디어 사역자에게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배우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복음을 전하는 방법도 시대와 함께 달라져 왔다.
그러나 도구가 달라진다고 목적까지 달라져서는 안 된다. 얼마나 빨리 만들었느냐보다 무엇을 왜 전하는가가 중요하다. 화려한 콘텐츠보다 그 안에 진실과 사람에 대한 책임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SoFi 스타디움에서 세계의 젊은이들의 아리랑 떼창을 보며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지금 AI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대 앞에 서 있다.
AI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 언론이 될 것인가보다, AI 시대에도 우리는 무엇을 지키는 언론으로 남을 것인가.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야 할 때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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