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사의 느리게보는세상]
미서부 여행 세번째 스토리 – 밸리 오브 파이어 주립공원, 네바다 주
사람과사회
네바다주, 레드 록 캐년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인 밸리 오브 파이어로 향했다. 북쪽방향15번 프리웨이로 가기 위해서는 라스베가스를 다시 지나야한다. 멀리 황금빛 번쩍이는 호텔들 중에는 전 대통령인 트럼프 소유의 호텔도 우뚝 서 그 사치함을 더 한다. 트럼프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과는 다르게 호텔 트럼프는 호텔 전 지역 금연은 물론, 베가스 길거리 웬만한 편의점에도 몇대씩 흔하게 놓여있는 도박 게임머신이 단 한 대도 없다. 베가스 호텔에 카지노를 만들지 않은 건 나름 신선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리석으로 장식된 고급스런 로비를 시작으로 150-200여불 정도의 일반 호텔룸에서 부터 하루 숙박이 1,500여불이 넘는3천스퀘어 피트 크기의 3베드룸 펜트하우스 등, 완전히 최고급 럭셔리 호텔과 레스토랑만을 제공한다. 베가스에서 15번 프리웨이를 따라 30여분 정도 후 모아파 파이우트 트레블 플라자의 오른쪽 출구인 밸리 오브 파이어 하이웨이로 들어서면 약 15마일 정도를 지나면서 주변 산세가 점점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된다. 불 타는 듯 벌건 아즈텍 사암으로 이루어진 산들이 이어진다. 곳이어 Valley of Fire State Park 이라는 싸인이 크게 나오니 거기서 증명 사진 한 장 정도 남기는게 좋겠다. 구비 구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하이웨이를 달리며 그때 마다 펼쳐지는 황홀감은 이루 말할 수없는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다. 태양이 정점을 약간 비껴난 시각이라 길다랗게 드러누은 햇살이 연출하는 오묘한 풍광은 아니었지만 머리 위에서 부터 쏟아져 내리는 태양아래 숨이 턱 막힐 듯 붉고 붉은 풍광은 그것 만으로도 충분이 신비로왔다. 8년전에도 한나절 시간만 보내게 되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더 짧은 시간만 있게 됐다. 벌써 아쉽다. 밸리 오브 파이어 주립 공원, “불의 계곡”의 역사는 이러하다. 1920년대경 애로우헤드 트레일 형성 불의 계곡은 회색과 황갈색 석회암 산에 자리 잡은 밝게 붉은 아즈텍 사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암은 쥬라기 시대부터 나온 것이라하며, 내륙의 바다가 가라앉으면서 땅이 솟아오르는 바람에 드러난 모래가 암석화 된것이다. 이 지역에 자리 잡은 초기 인간들은 11,000년 전에 지금의 네바다 남부에 정착한 것으로 짐작되며 인류의 흔적은 약 2,500년 전 경, “바스켓메이커” 문화에 의해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이고(사진참조), 훗날엔 초기 푸에블로 문화가 뒤따랐다고 한다. 1865년 몰몬계 백인들이 모아파 계곡 남쪽 끝에 있는 인근 세인트 토마스에 정착했을 때, 파이우트족은 이 지역에 살고 있었다. 농사, 목장, 광업등이 이 곳을 따라 흐르는 좁은 물 줄기를 따라 형성 됐다.1930년경 에 불의 계곡 이름이 붙어져 191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애로우헤드 트레일이 이 지역을 관통하면서 울통불퉁 험준한 도로가 건설되었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서 그때부터 일반 사람들도 불의 계곡으로 알려진 이 지역을 알아가게 되었다. 1920 년대 어느날 해 질 무렵 이 계곡을 보게 된 AAA 여행 관계자에 의해 “Valley of Fire”라는 탄성이 나왔고 그 후 이 이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계곡 전체가 불에 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그의 설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계곡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가치들이 점점 드러나며 사람들의 관심도 점차 자라났고 결국 약 8,500 에이커 크기의 연방 소유 땅이 네바다 주 소유의 Valley of Fire라고 불리우게 됐다.1933년 시빌 컨서베이션 콥이 건립한 최초의 캐빈 공원에 첫 시설과 캠핑장이 건설 되기 시작한 때는 1933년으로 1934년 부활절 일요일에, 네바다 최초의 주립 공원으로 공식 개장했다. 그러나 이 공원은 1935년에 정식 단체창립이 완료될때까지 네바다 주정부 차원의 법적 지정을 받지는 못했다. 그 이후로 이 공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려 40,000에이커가 넘는 다양한 형태와 색상, 질감이 공존하는 주립공원으로 성장했다.봄과 가을이 방문하기 최적 밸리 오브 파이어를 방문하기에 최적의 시기는 아무래도 봄과 가을, 혹은 초겨울이 아닐까. 5월이면 이미 한낮 더위가 90도를 넘나들고 7월, 8월이면 105도 이상이 흔하다. 11월, 12월, 1월의 최고기온은 55-60도 정도지만 최저 기온은 30도까지 내려 가기도 하니 계절에 따라 준비할 사항도 다르겠다. 불의 계곡의 하이킹 코스 역시 사전 답사를 잘 하면 두고 두고 가슴에 남게될 곳이 많다. 사암의 풍화 작용으로 만들어진 아치는 물론 웨이브 속에 들어 선 듯한 좁은 계곡, 곳곳에 남겨진 암각화들과 사람이 들어서도 될 만한 사암 바위들속의 작은 구멍들과 동굴들을 직접 경험하는 신기함이 있다. 약 72개 정도 되는 캠핑장은 선착순이고 최대 30일간 머물수 있다고 한다. RV주차도 가능하고 각각 45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단체를 위한 그룹 캠핑장도 3곳이 있는데 예약에 한하고 약간의 사용료와 야간 캠핑을 위해서만 이용 가능하다고 하니 사전에 잘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검색 valley of fire)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 차를 타고 다니며 인증 샷만 남기는 것은 아예 가보지 않는 것 보다는 그나마 나을 수 있겠지만 특히 미국의 주립, 국립 공원들은 구석구석 숨겨진 트레일에서 만나는 뜻밖의 감동이 있다. 땀을 뻘뻘 흘리기도 하고 다리에 쥐가 날 만큼 걷고 또 걷고 발뒤꿈치에 물집이 잡혔다가 아예 터지고 뭉게져 피가 흐르기도 하면서 그늘에 앉아 백팩에 챙겨간 샌드위치나 김밥 한줄, 오이, 귤, 포도 몇알, 생수 한모금, 이런것들이 주는 청량감을 만끽하며 고된 하루를 마치고 나면 숙소에서 즐기는 휴식이 정말 꿀 맛이고 천국이다. 작지만 소소한 이런 행복함을 이번 서부여행의 목적지인 자이언 내셔널 국립 공원에서 다시한번 경험하리라 작정하니 마음은 벌써 자이언에 도착해 두근 두근 설렌다.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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