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발행인의 시선] 사람과사회 사이에서(3) “저들도 나를 그리 받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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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전에는 이해되지 않는 말과 행동을 보면 왜 저럴까 싶었다. 화가 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한국의 정치 상황을 지켜볼 때도 그랬다. 같은 일을 놓고 시각이 너무 다르고, 이해관계에 따라 불통만 지속되는 모습을 보노라면 불편하기 짝이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저 사람도 자기가 아는 만큼, 능력만큼, 생각하는 만큼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저러는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마음속의 격동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려야 할 때는 물론 분명히 있다.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생각이 다르다고 매번 결별하고 연을 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 역시 내가 아는 만큼 판단하고, 살아온 경험의 테두리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 테니까.
8월에는 필자의 가정에 특별한 일이 있다. 작은아들 내외의 첫 딸, 내겐 첫손녀가 첫돌을 맞는다.
한 살짜리 아이를 보노라면 그 아이의 시각이 궁금해진다. 선입관이라곤 전혀 없이 아무런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는 그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떠하며 며칠 마다 한번씩 만나는 이 할머니를 어찌 여기고 있을까.
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할머니인 나는 그 아이에게 무엇을 알려주고 물려 줄 수 있을까.
다르다고 틀린게 아니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장애물도 때론 축복이 되기도 한다는 깨달음 만큼은 배우며 성장하는 아이가 되어 가길 기대한다.
그런 마음으로 오는 21일간 진행중인 새벽기도회를 기다린다.
제5차 차세대 목회자 초청 영적대각성 새벽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차세대’라는 말을 생각하면 이제 목회자들만 떠오르지 않는다. 첫돌을 맞는 손녀도, 교회에서 자라는 아이들도, 우리가 떠난 뒤 이민교회와 이 사회를 살아갈 젊은이들 모두가 다음 세대다.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기도하는 교회를 물려줄 것인가. 서로 생각이 달라도 손을 잡을 수 있는 공동체를 남길 것인가. 새벽기도회를 앞두고 그 질문이 먼저 나에게 돌아온다.
정치도, 교회도, 사람 사이의 관계도 크고 작은 파도는 끊이지 않는다. 나 역시 그 파도 속에서 여러 번 고비를 맞았고 또 맞을 것이다.
파도가 없기를 바라기 보다 파도를 마딱뜨릴지라도 중심을 잃지 않기를 기대한다. 의견이 달라도 웃는 얼굴로 손을 내밀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삶이길 소망한다.
‘저 사람도 저 사람 나름대로 애쓰며 사는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불편했던 일도 달리 보인다. 답답하고 서운했던 일들도 다시 돌이켜 본다. 파도는 여전하지만 모든 파도에 내 마음까지 함께 출렁일 필요는 없다는 것도 조금씩 배워간다.
첫돌을 맞는 손녀의 단풍잎 같은 작은 손을 잡으며, 21일 새벽 함께 기도할 사람들의 손을 생각한다. 그리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손도 생각해 본다.
그들의 생각을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어도 손까지 놓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을 향해 “저 사람도 나름대로 애쓰며 사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하듯, 저들도 나를 그렇게 받아주면 참 다행이겠다.
나 역시 내가 아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믿는 만큼 애쓰며 살아가는 한 사람일테니 말이다.
이번 8월에는 그런 마음으로 새벽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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