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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BTS가 빠지자 그래미가 움직였다

작성자 : 사람과사회 작성일 :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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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Pop’ 신설 두 달 만에 재검토…한 그룹의 불참이 음악계의 오래된 분류법을 흔들다

BTS가 그래미 트로피를 받았다는 뉴스가 아니다.


후보에 올랐다는 뉴스도 아니다.


그런데 BTS는 지금 2027년 그래미를 둘러싼 가장 큰 논쟁의 중심에 있다.


BTS가 내년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신설한 ‘Best Asian Pop Music Performance’ 부문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야심차게 발표한 신설 부문이 불과 두 달 만에 재검토 대상이 된 것이다.


“일부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대표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8월 들어 상황은 한 단계 더 움직였다.


레코딩 아카데미 CEO 하비 메이슨 주니어는 최근 음악인과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일부 아티스트들이 신설 부문이 자신들이 만드는 음악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아카데미가 음악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직 부문 폐지나 명칭 변경 등 구체적인 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중요한 변화다.


불과 두 달 전 아카데미는 Asian Pop 부문 신설을 아시아 대중음악의 성장과 영향력을 인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공식 규정을 보면 이 부문은 K팝·J팝·C팝 등을 포함하고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가 음악에서 의미 있게 사용돼야 한다. 가수의 국적이나 인종이 아니라 음악의 스타일과 언어가 기준이다. 전곡이 영어인 작품은 이 부문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바로 그 기준이 논쟁거리가 됐다.


BTS가 던진 질문은 ‘왜 아시아인가’


BTS는 지난 7월 29일 2027년 그래미에 음악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멤버들이 내놓은 메시지는 짧았다.


자신들의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음악 자체로 듣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취지였다.


여기서 사실관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BTS는 공식 발표에서 “Asian Pop 부문이 생겼기 때문에 그래미를 보이콧한다”고 직접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발표 시점과 메시지 때문에 새 부문에 대한 문제 제기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래미 측도 BTS의 불참 발표 이후 반응했다.


메이슨 CEO는 BTS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Asian Pop 부문을 만든 목적은 아티스트를 분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음악을 그래미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sian Pop 같은 장르 부문에 출품하더라도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주요 종합 부문 경쟁이 막히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그래미의 반론에도 나름의 근거는 있다.


그러나 논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K팝’이 세계 음악이 된 뒤에도 K팝은 지역 음악인가


이번 논란이 흥미로운 이유는 BTS 한 그룹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미에는 컨트리, 재즈, R&B, 록, 랩처럼 음악적 특성에 따른 장르 구분이 있다.


그런데 Asian Pop에는 음악적 스타일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과 ‘아시아 언어’라는 지리·언어적 기준이 함께 들어간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한국어로 노래하면서 빌보드 정상에 오르고 미국 스타디움을 채우는 가수의 음악은 ‘아시아 음악’인가, 아니면 세계 대중음악인가.


반대로 K팝과 J팝, C팝의 독자적인 산업과 음악적 특성을 별도 부문에서 인정하는 것이 그동안 소외됐던 아시아 음악에 더 많은 수상 기회를 제공하는 길이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결국 문제는 별도의 상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누가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는가에 가깝다.


그래미 5회 후보, 수상은 아직 0


BTS와 그래미의 관계도 이번 결정을 더 주목하게 한다.


그래미 공식 기록상 BTS는 지금까지 5차례 후보에 올랐고 수상은 없다. ‘Dynamite’, ‘Butter’, 콜드플레이와 함께한 ‘My Universe’, ‘Yet to Come’ 등을 통해 그래미 후보와 무대를 경험했다.


한때 BTS에게 그래미는 미국 음악시장에서 남은 마지막 상징적 관문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런 BTS가 이제는 경쟁에 참가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더구나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멤버들의 군 복무 이후 완전체로 돌아온 BTS는 앨범 《ARIRANG》을 발표했고 미국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 세계 투어 역시 강한 티켓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경쟁력이 약해서 빠지는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이번 불참의 메시지가 더 크게 들렸다.


더 흥미로운 변화…그래미가 BTS에 답하기 시작했다


BTS 발표 직후까지만 해도 이야기는 ‘BTS 대 그래미’ 구도로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레코딩 아카데미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Asian Pop 부문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다만 8월 16일 현재 부문 폐지나 명칭 변경, 자격기준 수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부터 주목해야 할 것은 BTS가 아니라 그래미다.


음악을 더 세분화해 별도의 상을 주는 것이 다양성의 확대인가.


아니면 이미 세계 주류시장에 들어온 음악을 다시 지역별 울타리 안에 넣는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그래미가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2027년 제69회 그래미 시상식은 내년 2월 7일 열린다. 출품 마감은 오는 8월 21일이다.


BTS는 그 경쟁에서 한발 물러났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BTS가 빠지자 그래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때 질문은 이것이었다.


“BTS가 언제 그래미를 받을 것인가.”


2026년 여름, 질문은 완전히 달라졌다.


“세계 음악이 이미 국경을 넘었는데, 그래미의 분류법도 그만큼 변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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