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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청년세대, 운세 콘텐츠 열광…놀이문화의 일종된 ‘점·사주·타로’

작성자 : 사람과사회 작성일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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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청년들도 예외 아니아, SNS·유튜브 등 접근성 높아
교회, 청년층, 과몰입·지나친 의존 경계 필요
"기댈 곳 없는 청년들…현실적 고민에 공감부터"

한국교회가 완연한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점술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청년세대가 사주나 타로 등에 지나치게 맹신하는 경향을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업계가 내놓은 한국 점술 시장의 규모는 1조4,000억 원으로, 집계되지 않는 매출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SNS, 유튜브,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운세 콘텐츠가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네이버 전문가 상담 플랫폼 '엑스퍼트'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었던 분야 1, 2위는 각각 운세·사주, 타로점이었다. 월평균 운세 상담 건수와 거래액은 지난해 대비 약 30% 증가했다. 무엇보다 전체 이용자 가운데 20·30세대의 비율이 80%에 달했다. 

점을 보는 행위는 기성세대의 전유물이라는 오랜 사회적 인식과 달리, 젊은세대가 중심이 돼 취업·이직·연애·결혼 등 운세를 점치고 일상 속에서 소비하는 일종의 놀이문화가 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온라인에 익숙한 청년들은 비대면으로 가볍게 운세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카카오톡에 '사주'를 검색하면 사주 풀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 채팅방과 사주 풀이 전문 채널이 수백 개가 넘게 뜬다. 구독자 수가 11만 명이 넘는 채널도 존재한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는 운세, 타로, 연애운 등과 같은 콘텐츠가 넘쳐 난다.  유튜브와 틱톡 등 영상 플랫폼에선 역술인이나 점술가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주·타로·신점 풀이를 해준다. 댓글로 참여할 수 있는 무료 상담을 제공한 후 추가 상담을 원하면 유료 상품을 권유하는 식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점이나 사주에 의존하는 '미신심리'가 퍼지고 있다"며 "그 이유는 불확실한 상황 속 극심한 불안에서 기인한다. 지나치게 의존하면 운명주의자가 된 채 노력을 하지 않거나, 운세 풀이에 중독돼 주도적인 판단을 해칠 수 있으므로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주나 점 유행에서 기독 청년들도 예외가 아니다.

모태신앙인 박 씨는 결혼식을 앞두고 요즘 사주를 보러 다니고 있다. 어머니가 투병하다 돌아가신 데다 가정 내 여러 문제로 마음이 어려워 당장 누군가에게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은 절박함 때문이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어머니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이곳저곳 (사주를) 보러 다닌다"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속얘기를 털어놓기도 어렵고 교회에서 이런 얘기 했다간 안 좋은 소문만 퍼질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점집은 가볍게 상담하러 갈 수 있다"며 "점괘가 맞으면 기분 좋고 안 맞더라도 위안이 된다. 적어도 내 얘기를 털어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위안이 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실제로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지난해 19~34세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점·사주·타로'를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45.4%나 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한국 기독교인 30%가 '지난 1년간 타로·점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사주가 젊은세대를 위로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교회 내 상담실이 있더라도, 성경에 기초한 정답을 가지고 훈계만 하는 경향이 있다. 상담의 기본은 경청이다. 고민 가득한 젊은세대를 꾸짖기보단 그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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