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사의 느리게보는세상] 미서부 여행 네번째 스토리 – 자이온 국립공원, 유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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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스 랜딩에 오르다! (두번째 이야기)
동으로 가나 하면 곧 서로 향하고 서쪽인가 하면 북쪽을 향하면서 꼬불꼬불 돌아가는 길이 무려 아흔 아홉번이 있다고 한다. 내가 직접 확인 한 것이 아니니 알수는 없지만 하늘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그야말로 장관이다. 수십번 반복되는 핀헤드 스타일의 턴을 따라 걷다보면 고소공포증이 없는 사람들조차 멀미가 날 듯하고 어지간한 계단식 오름길도 존재를 잊은 다리근육들이 비명을 지르듯 후둘거리기 시작한다.
길고 긴 오르막 여정의 오로지 보람은 돌고돌며 방향이 바뀔 때마다 펼쳐지는 자이언의 풍광으로 그야말로 Breath Taking (숨 막힐 듯 하다는)이라는 단어 외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엔젤스 랜딩은 자이언캐년 지역에서 가장 유명하고 감동적인 View Point로 1800미터정도의 높이에서 보는 전경은 정말 기절할만큼 황홀한 전경을 보여준다. 캐년의 전반적 경치는 Big Bend나 Weeping Rock근처에서 경험할 수 있지만 앤젤스랜딩의 정상은 동서남북 사방으로 펼쳐진 전경이 가능해서 자이언캐년의 좁은 능선과 깊은 협곡을 한 눈에 볼수 있고 멀리 Kolob고원지대의 단면까지도 한 숨에 볼수 있다.
1926년에 완성됐다는 이 길고 오묘한 코스는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유약자, 임산부, 노년층들에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5.4마일의 험한 길을 평소 체력과 그날의 날씨 상황에 따라 3시간-5시간 걸어야 하는 관계로 여름이면 새벽 첫 셔틀을 타고 일찍 출발해서 날이 뜨거워지기전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것이 상책이다. 반면 비성수인 늦가울부터 초봄까지는 산정상의 급강하 할 수 있는 날씨와 눈, 비바람 대처를 위한 준비도 필수다.
산 정상 날씨는 변덕이 심한 관계로 산 아래에서 맑았던 하늘이 위에서는 갑작스런 소낙비와 강풍, 천둥 번개가 올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매년 이 트레일에서 목숨을 잃는 방문객들도 다수 보고되고 있어서 2000년도 이후 지금까지 무려 17명이 실족 등으로 사망했다.
팬더믹 기간 동안 움츠렸던 사람들이 국립공원 개방과 함께 엄청나게 늘어났고 자이언파크 역시 연일 방문자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앤젤스랜딩 하이킹은 파크 안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코스라 2019년 통계에 의하면 자이언파크 연중 방문자 수가 4백오십만명에 앤젤스랜딩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천여명이 넘으며 성수기인 7월, 8월중엔 그 보다 훨씬 늘어나게 된다.
최근에도 건장한 청년들의 실족사가 계속 보고 되면서 앤젤스랜딩 하이킹 코스의 안전문제는 계속 논란 중이며 유튜브에는 앤젤스랜딩 하이킹이 위험한 이유등을 설명하는 영상들도 간혹 눈에 뜨인다. 결국 하이커들의 숫자를 줄이는 방법으로 매일 새벽에 추첨을 통해 방문자를 조절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이지만 애초 하이커들 각자가 스스로 안전을 위해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엔젤스랜딩을 올라가보자. 이곳을 가려면 셔틀버스가 서는 그로토(The Grotto)에서 약 5시간(4km) 이상을 하이킹해야 하는 그다지 길지도 짧지도 않은편이지만 정상 직전까지는 포장이 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유쾌하게 등정할 수 있다. 평상시 운동량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겐 느리고 긴 약간의 업힐길이 얼마나 고된것인지는 당사자 외엔 알수가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정상을 700~800미터쯤 남겨둔 지점부터는 장난이 아닐 정도로 경사가 급해진다. 급한 경사 못지 않게 힘든 것은, 한쪽으로 난 아찔한 낭떠러지입니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울렁증이 일어나지않을 수 없다. 중간 중간 손잡이용 난간이 있지만, 고소공포증이있는 사람에겐 대략 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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