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사의 느리게보는세상] 미서부 여행 네번째 스토리 – 자이온 국립공원, 유타 (3)
페이지 정보
본문
앤젤스 랜딩에 오르다!
이민 온지 무려 47년차, 그동안 자이온 국립공원은 알고도 오고 모르고도 온 것을 다 합쳐 열 몇 번은 될 듯하다. 개인 차량이 온갖 곳을 다 갈 수 있었을 때는 정보 부족으로 싸인이 붙은 전망대 같은 곳에 서서 증명사진 박고 오는 정도 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몇 년 전부터는 셔틀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해서 주차장을 찾아 헤매는 대신 트레일을 공부하고 찾아 걷는 여유가 생겼다.
앤젤스 랜딩도 그 중 하나다. 다만 다른 트레일에 비해 코스가 다소 난해하고 소요 시간도 사뭇 길어서 하루 이틀 머무는 일정에서는 늘 제외되곤 했다.
그러다 몇 년 전, 아들 내외와 함께 서부 여행을 계획하면서 무리인 줄 알면서도 다른 곳들을 과감히 포기하며 마음먹고 앤젤스 랜딩을 포함시켰다! 몸이 좀 더 젊고 튼튼했을 진작에 작정했어야만 했다.
앤젤스 랜딩은 내로우 크릭과 더불어 자이언 국립공원의 시그니처 포인트라 할 만큼 아름답고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1488피트(454미터)높이의 거대한 바위산으로 앤젤스 랜딩이라고 불리우는 최정상은 해발 5790피트(1760미터)에 이르며 절벽과 계곡 곳곳에 푸른 나무들이 자란다. 엔젤스랜딩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유래는 1916년 탐험가 Frederick Fisher가 엔잴스 랜딩을 오르던 중에 느꼈던 생각을 "Only an angle could land on it"이라고 표현하면서 사용되어졌다는데 높은 정상의 빼어난 경관을 보면 과연 하늘의 천사들이 내려앉는 곳이라 할 만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랴!
The Grotto라는 여섯번째 셔틀 스톱에서 앤젤스 랜딩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하면 개울을 건널 다리를 지나게 된다. 그곳은 여러 갈래의 트레일이 연결되는 지점으로 어퍼에머럴드, 미들에머럴드, 로우에머럴드 트레일로 연결된다. 이 세 트레일은 제각각의 방향으로 뻗어가는 듯 하지만 결국엔 에머럴드라는 호수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높낮이 길로 여러곳의 하이킹 코스가 연결된다. 이 세 곳 모두 강추한다.
앤젤스 랜딩은 바위산 아래에서부터 완만한 언덕길로 시작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파르거나 완만하기도 한 계단길이 나타나고 지그재그길이 계속 되면서 꾸준히 그 산을 오르는 형국으로 이어진다. 여름날이면 하루에도 수 천명씩 오르는 이 트레일은 모든 인생길이, 모든 여행길이 그러하듯,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뛰어난 결과물이겠지만 하이킹 하는 동안의 과정이 더욱 귀한 곳이 아닐 수 없다. This is a hike where it is more about the journey than the destination.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안내판에 소개된 대로 꼬불꼬불 전환점이 무려 아흔 아홉번이 있다 할 만큼 핀헤드 스타일의 턴이 많으며 방향이 바뀔 때마다 펼쳐지는 풍광은 그야말로 Breath Taking 이라는 단어 외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1926년에 완성됐다는 이 길고 오묘한 코스는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유약자, 임산부, 노년층들에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5.4마일의 험한 길을 체력과 그날의 날씨 상황에 따라 3시간-5시간 걸어야 하는 관계로 아침 첫 셔틀을 타고 일찍 출발해서 올랐다가 내려오는 것이 좋다. 산 정상 날씨는 변덕이 심한 관계로 산 아래에서 맑았던 하늘이 위에서는 갑작스런 소낙비와 강풍, 천둥 번개가 올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매년 이 트레일에서 목숨을 잃는 방문객들도 다수 보고되고 있어서 지금까지 무려 17명이 실족 등으로 사망했다.
- 이전글미서부 여행 네번째 스토리 – 자이온 국립공원, 유타 (4) 23.02.27
- 다음글미서부 여행 네번째 스토리 – 자이온 국립공원, 유타 (2) 23.02.2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