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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 초고령사회, '창피한 병' 인식이 대장항문질환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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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사람과사회 작성일 : 202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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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 문제 방치하면 응급상황 부닥칠 수도…변비약, 남용하면 더 큰 문제 유발



초고령사회에서 노인들이 흔히 말하는 '행복한 노년'의 조건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죽기 전까지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병원이 아닌 집에서 내 손과 발로 지내는 삶을 살고 싶다는 정도로 요약된다.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대장·항문질환은 자칫 개인의 존엄성을 해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품위 있는 노년의 조건 '배변 건강'…'창피한 병' 인식 안 돼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9.2%, 80세 이상은 4.6%에 달한다. 세계에서 손꼽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셈이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대장암, 치핵(치질), 변비, 변실금 같은 대장·항문질환의 유병률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노인 중에는 이런 질환을 '창피한 병'으로 여겨 숨기고 미루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고령 환자의 경우 대장·항문질환을 방치하면 응급 상황에 부닥칠 위험이 크다. 대변이 장에 쌓여 압박이 커지면 결국 장이 터지면서 감염을 일으키고 패혈증으로 악화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자존감까지 흔드는 변실금…생활 습관 개선하고 적극 치료해야

특히 변실금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남은 삶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자신도 모르게 변을 지리거나 속옷에 변이 묻는 경험은 환자를 대인기피, 우울감, 심한 경우 고립으로까지 몰아넣는다. 더구나 기저귀 사용이나 보호자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요양시설 입소 결정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 변실금 유병률은 65세 이상 인구에서 15%로 추정된다. 

학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들 환자는 사회 활동의 어려움으로 '외출이 어렵다'(32.7%), '냄새가 난다'(21.8%), '사회생활이 어렵다'(16.8%) 등을 꼽았다. 

변실금은 식단 조절, 약물 치료, 배변 훈련, 바이오피드백 치료, 수술, 전기 자극치료 등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설사가 원인이라면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고,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카페인, 술, 매운 음식, 우유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골반 근육을 하루에 50∼100번 정도 조였다가 이완시키는 골반 근육운동을 병행하면 항문괄약근을 강화해 변실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변비약 남용이 만든 '무기력 장'…심하면 장 잘라내야 할 수도

변비약을 너무 많이 복용하면 장 기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 균형을 파괴하고 인지 기능까지 떨어뜨릴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변비가 심해지면 결국 장을 잘라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악의 대장·항문질환 '대장암'…50세 이후 대장내시경 필수

노년기 대장·항문질환 중 가장 위험한 건 대장암이다. 

전문가들은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50세가 되면 꼭 대장내시경을 받아 용종이 있을 경우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용종은 장 점막의 일부가 주위 점막 표면보다 돌출해 마치 혹처럼 보이는 병변을 말한다. 용종은 대부분 양성 종양이고, 그중 조직학적으로 '선종성 용종'이라 불리는 용종이 악성 종양, 즉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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