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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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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엄마보다 한뼘 더 나아갈 딸의 삶을 위하여… 폭삭 속았수다 사람과사회
    노오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 제주도의 봄."'섬 놈'에게는 절대, 네버, 시집가지 않겠다"며 종알대는 단발머리 문학소녀 오애순(아이유 분)과 속상한 표정의 섬 촌놈 양관식(박보검)이 나란히 발을 맞춘다.둘은 차마 손도 잡지 못한다. 애순이 짐짓 모른 척 자기 손을 관식의 호주머니에 찔러 넣자 관식은 애꿎은 자기 옷자락만 쥐느라 손끝이 하얗게 질린다.1960년대 풋풋하면서도 솔직하고,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그 시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속에서 재현됐다.'폭싹 속았수다'는 시계를 한참 돌려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인 1960년대 제주도 앞바다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먹고살기 힘들던 그 시절, 괄괄한 잠녀(해녀)들 사이에서 큰 애순이는 꿈 많은 소녀다. 시 쓰는 것을 좋아하고, 언젠가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다. 하지만 불운과 가난, 성별이 애순이의 발목을 붙든다.어릴 적 아버지를 여의었고, 엄마 광례(염혜선)도 새 가정을 꾸렸다가 2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계집애가 공부를 잘하면 장손의 길을 막는다는 작은 아버지, 급장(반장) 투표에서 이겨도 부잣집 애한테 양보하라고 호통치는 담임 선생님, 이부동생들이 클 때까지 살림을 맡아달라는 엄마의 전남편 등이 애순의 꿈을 차례로 꺾는다.예전처럼 자신을 지켜줄 엄마도, 몸을 뉠 집도 없는 애순이는 막막할 따름이다. 그래도 애순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생선 집 아들 관식 덕분이다.애순이 말마따나 '금도끼', '은도끼'는 못 되어도 믿을만한 '쇠도끼'인 관식은 애순이를 위해 부산으로 야반도주하기도 하고, 비바람이 치는 바다를 헤엄쳐서라도 애순에게 돌아간다.그렇다고 드라마가 둘의 러브 스토리에만 머물지 않는다.이 작품에선 남녀 간의 로맨스보다 모녀간의 사랑과 삶에 대한 애증이 더 진하게 묻어나온다. 무엇보다도 엄마에게서 딸에게로, 또 손녀에게로 이어지는 내리사랑이 눈에 띈다. 극 중 엄마들은 딸을 아끼기에, 자기 삶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광례가 악착같이 일하면서도 한사코 딸 애순이에게 잠녀를 시키지 않으려는 모습, 애순이 딸 금명이가 아궁이 앞에서만 살다 죽는 팔자가 아니길 비는 모습이 겹친다.광례가 애순이가 식모처럼 지내는 시댁에 깽판을 치고 조기 한 두름을 내던진 뒤 딸의 손을 끌고 나온 것처럼, 애순이는 금명이를 잠녀로 만들려는 시댁의 제사상을 뒤엎고 딸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선다.애순이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아이유가 1990년대 배경에서 성인이 된 금명이로 나오는 것도 엄마의 삶이 딸에게 이어진다는 사실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드라마는 어려웠던 시절을 그리면서도 따뜻함과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고생하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방언을 제목으로 가져온 것처럼 드라마는 어려운 세월을 살아낸 애순과 관식, 그리고 우리 모두를 향해 존중 어린 인사를 전한다. 이야기의 깊이에도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곳곳에 재미있는 장면을 넣었다.아들 관식이가 못마땅할 때마다 "차라리 개를 키울걸"이라고 한탄하는 애순이 시어머니의 대사, 관식이와 애순이가 사글셋방에 살면서 매일 뜨거운 신혼을 보내느라 전등을 끄려고 헛손질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낸다.광례가 죽기 전 어린 딸 애순이의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여주면서 "두고 봐라, 요 꽃물 빠질 즈음 되면 산 사람은 또 잊고 살아져. 손톱이 자라듯이 매일이 밀려드는데 안 잊을 재간이 있나"라는 대사, 애순이가 쓴 "점복(전복) 팔아 버는 백환, 내가 주고 어망 하루를 사고 싶네"라는 동시에선 문학적 감성도 엿보인다.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대사나 표현을 보면 상당한 문학성을 띠고 있다"며 "토속적이고 해학적이면서 생각할 거리가 있는 대사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제주도 풍광과 방언, 시대상을 반영한 학교와 시장, 부두의 풍경도 극의 감칠맛을 더한다. 애순이의 봄을 상징하듯 유채꽃이 만발하고, 신록이 푸르른 제주도의 모습이 여러 차례 담겼다.토속적이고 가부장적인 시대상을 반영한 디테일도 곳곳에 녹아있다. 애순이가 돌하르방 코를 버릇없이 후려치자 시어머니가 기겁하고 코를 어루만진 뒤 기도하고, 여자들은 작은 상에서 생선 대가리와 탄 밥을 먹고, 애순이가 댓돌에 신을 벗자 못마땅해하며 이를 내려놓는 시할머니의 모습에서다.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흔한 멜로처럼 흐르지 않고, 주변 인물의 서사까지 풍부하게 얽힌 실타래 같은 이야기"라며 "두 남녀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가 매력적인 데다가 제주도라는 지리적 배경, 시대적 배경이 더해져서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또 시간순으로만 끌어가지 않고, 문소리·박해준이 연기하는 중년의 애순이와 관식의 모습이 사이사이에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게 환기한다.1960∼70년대를 겪지 않았어도, 제주에 살지 않았더라도 보는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폭싹 속았수다'는 너무나 보편적이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정 평론가는 "다들 편하게 볼 수 있는 유쾌한 작품을 찾는데 역발상처럼 이렇게 깊이 있는 작품이 잘 통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부모 자식이라는 아주 보편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어 해외에서도 반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폭싹 속았수다'는 넷플릭스 TV쇼 가운데 글로벌 6위(10일 기준)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홍콩 등 12개국에선 1위를 차지했다.이 시리즈는 애순이의 인생을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로 나누어 긴 호흡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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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
    [연예] 故김새론 빈소에 원빈·한소희·이찬혁 조문…"기억하고 기도할게" 사람과사회
    배우 김새론이 25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비보가 전해진 가운데 동료 연예인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17일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배우 원빈과 한소희, 악뮤의 이찬혁·이수현 등 동료들이 찾아와 조의를 표했다.원빈 소속사 이든나인에 따르면 원빈은 이날 점심께 조문했으며 자신과 아내 이나영의 이름으로 조화를 보냈다. 원빈은 2010년 영화 '아저씨'에서 고인과 함께 연기한 인연이 있다.한소희는 평소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으며, 한때 김새론과 같은 소속사였던 이수현은 고인과 함께 '절친'으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온라인에서도 동료들의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다.배우 김옥빈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화꽃 사진을 올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김새론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보가 전해진 직후 올린 글이어서 그를 추모하기 위해 올린 글로 해석된다.배우 김수겸은 생전에 고인과 함께 찍은 흑백사진을 공개하고 "늘 너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 할게. 행복해라 정말 늘 어디에 있든"이라고 추모했다.영화 '동네사람들'에서 김새론과 호흡을 맞춘 김민체도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SNS에 영화의 한 장면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영화에서 딸로 만나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라며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이라고 적었다.걸그룹 피에스타 출신 옐도 SNS에 민들레 홀씨 이미지를 올린 후 "너무 슬퍼요. 몇 번 봤던 모습이 의리 있고 착한 친구로 남아있는데"라며 "오늘은 긴 밤이 될 것 같아요"라는 글을 남겼다.그룹 헬로비너스 출신 배우 유아라는 SNS에 김새론의 사진을 올리며 "언니가 따뜻한 말은 못 해주고 잔소리만 해서 미안하다"며 "미안하고 고맙고 반짝반짝 빛나던 널 기억하고 기도할게"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배우 서예지, 서하준, 고원희, 가수 전효성도 SNS에 국화꽃 사진을 남겼고, 김새론의 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짧은 애도의 글을 전했다.일각에선 김새론이 생전 과도한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고 지적하며 추모 메시지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과 교수는 엑스(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김새론 배우의 죽음은 벼랑 끝에 내몰린 죽음이란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든다"며 "온갖 악플에 시달리는 것을 봤던 기억이 난다"고 언급했다.그러면서 "잘못했다고 해서 재기의 기회도 없이 사람을 사회에서 매장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는 아닌 것 같다"며 "우리 사회의 모습이 흡사 거대한 '오징어 게임' 같다"고 지적했다.가수 미교는 SNS에 "사람이 죽어야 악플러들 손이 멈춘다"며 "악플러들은 본인이 악플을 달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것 같다"고 꼬집었다.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여자 연예인 갤러리도 성명문에서 "김새론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그가 감당해야 했던 비난과 여론의 외면은 인간적인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2001년 잡지 '앙팡' 아역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김새론은 2009년 영화 '여행자'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창동 감독의 한국·프랑스 합작 영화인 '여행자'가 칸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으면서 칸 레드카펫을 밟은 우리나라 최연소 배우로 기록됐다.이후에도 영화 '아저씨', '도희야',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엄마가 뭐길래', '여왕의 교실' 등에 출연했다.그러나 2022년 5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캐스팅됐던 드라마 '트롤리'에서 하차했고, 촬영을 대부분 마친 상태였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는 분량이 편집됐다.김새론은 연극 '동치미'를 통해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복귀가 알려진 뒤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하차했다. 유작인 영화 '기타맨'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2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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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
    [연예] 美인기쇼 SNL 50주년 특집 방송…스타들 총출동해 ‘장수’ 축하 사람과사회
    미국의 인기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가 50주년 축하 특집 방송으로 현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지난 16일 밤(현지시간) 방송된 'SNL 50'에는 지난 50년간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주요 스타들이 총출동해 이 쇼의 '장수'를 축하했다.1975년부터 미 NBC 채널에서 매주 토요일 밤 방송된 이 쇼는 인기 스타들이 출연해 기존 출연진과 호흡을 맞춰 생방송으로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고, 거침없는 정치·문화 풍자를 가미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아왔다.이번 50주년 특집 방송은 '사이먼 앤드 가펑클'로 유명한 원로 싱어송라이터 폴 사이먼(83)과 젊은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25)가 듀엣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사이먼은 자신의 히트곡 '홈워드 바운드'(1966)를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1976년에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조지 해리슨(2001년 작고한 비틀스 멤버)과 함께 이 노래를 불렀다"고 소개했고, 카펜터는 "나는 그때 태어나지 않았고,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사이먼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린 뒤 "그러면 나는 그들이 오늘 밤 그것을 다시 들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화답했고, 카펜터는 "나도 마찬가지"라며 웃었다.두 사람은 신(新)·구(舊) 세대를 아우르는 잔잔한 하모니로 큰 박수를 받았다.이날 여러 출연자 발언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이 프로그램의 전 작가이자 호스트(주요 출연자)였던 존 멀레이니의 농담이었다.뉴욕타임스(NYT)는 "올스타전 같았던 50주년 기념 방송은 다양한 세대의 SNL 출연진이 서로 어울리고 농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반가운 기회였다"고 평했다.SNL은 한국에도 판권이 수입돼 'SNL코리아'로 제작됐고 tvN에 이어 쿠팡플레이에서 방송되고 있다.
    202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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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
    [연예] 미래 우주에도 '위험 외주화'가… 웃픈 복제인간 영화 '미키 17' 사람과사회
    "헤이, 미키.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크레바스에 빠져 옴짝달싹 못 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를 친구 티모(스티븐 연)가 내려다보며 말한다.낄낄거리며 끔찍한 질문을 내뱉는 그의 얼굴에 침이라도 뱉고 싶을 것 같지만 미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에게 작별 인사를 건넨다.미키가 티모의 말에 상처받지도, 자기 대신 화염방사기를 '구출'한 그를 원망하지도 않는 이유는 미키가 익스펜더블(Expendable·소모품)이기 때문이다. 위험한 임무나 생체 실험에 투입됐다가 죽으면 복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또 일터로 나가는 게 그의 직업이다.죽음을 피할 수 없는 미키가 소망하는 건 되도록 고통 없이 단번에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얼어 죽는 게 나을 것인지 아니면 괴생명체 '크리퍼'에게 잡아먹혀 죽는 게 나을 것인지 고민하던 찰나 티모가 밉살스럽게 인사한다."잘∼죽고 내일 봐." 17일 한국 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은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은 봉준호식 블랙코미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봉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우주 배경의 SF 장르에다 그가 연출한 영화 중 최다 제작비(약 1억1천800만달러 추산)가 들어간 대작이지만, 비극을 희극처럼 풀어내는 솜씨는 여전히 빛난다.봉 감독은 그간 '설국열차'(2013), '기생충'(2019) 등을 통해 자본주의의 병폐와 계급 문제를 꾸준히 풍자해 왔다.'미키 17'이 그리는 2054년의 사회는 두 작품보다 암울하다. 권력자들은 고도로 발달한 첨단 기술을 이용해 익스펜더블을 끊임없이 찍어낸다.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이들을, 비슷한 처지의 노동자들마저 무시한다. 미키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떤 고통을 느끼는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물론 없다.미키는 지구에서 티모와 함께 마카롱 가게를 열었다가 실패해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신세였다. 어차피 돈을 갚지 못하면 사채업자에게 살해당할 게 뻔할 터. 전직 국회의원 마셜(마크 러팔로)이 추진하는 얼음 행성 '니플하임' 개척단에 지원해 지구 밖으로 도망치려 하지만, 별다른 기술이 없는 그로서는 몸으로 때우는 익스펜더블 말고는 대안이 없다. 결국 신체정보와 기억을 스캔해둔 뒤 죽으면 프린터 같은 기계에서 새롭게 태어나기로 한다.애처로운 그의 얼굴에선 우리 시대 청년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특히 '위험의 외주화'가 사회 문제로 지적돼온 한국의 관객들에게 위태로운 작업 현장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낯설지 않을 듯하다.열일곱번째 미키가 크레바스에서 숨을 거뒀다고 착각한 이들이 열여덟번째 미키를 프린트한 이후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미키 17과 미키 18 모두 실존을 주장하며 서로 죽지 않겠다고 싸우면서다.이 세계에선 익스펜더블은 허용하지만, 익스펜더블 여러 명이 있는 '멀티플'은 금지된다. 따라서 미키 17과 미키 18 중 누구 한 명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이전의 내가 죽은 뒤에야 다음의 내가 탄생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내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미키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고통을 견디며 일하고 여자친구 나샤(나오미 애키)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던 건 진짜 미키일까 아니면 수많은 미키 중 하나일 뿐일까. 봉 감독은 복제 인간이 아주 먼 이야기가 아닌 지금 세대의 관객에게 묻는다.크리퍼들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는 후반부에선 '옥자'(2017)가 떠오른다. 인간에게 다른 생명체의 삶을 박탈하고 터전을 빼앗을 권리가 있는지 다시 한번 곱십게 된다.우울한 스토리지만 봉 감독 특유의 유머 덕에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마셜과 일파(토니 콜렛) 부부다. 쇼맨십에 능하지만, 모든 결정을 아내에게 미루는 무능한 마셜과 음식 소스에 기괴한 집착을 보이는 일파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법한 독재자 부부 같아 무섭기도 하다.마셜 역은 최근 영국 런던 시사회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미키 17'이 공개됐을 때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닮았다는 평이 꾸준히 나왔다. 근엄한 표정을 지은 채 검지로 어딘가를 가리키는 마셜과 빨간색 야구 모자를 쓰고 그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팬덤'의 조화는 확실히 트럼프를 떠올리게 한다.패틴슨의 1인 2역 연기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운명에 순응하는 소심한 미키 17과 시스템을 부수려는 과감한 미키 18을 모두 훌륭하게 표현했다. 말투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달라 별다른 어려움 없이 미키 17과 미키 18을 구별할 수 있다.'옥자', '퍼니 게임', '아무르' 등에 참여한 다리우스 콘지의 역동적인 촬영과 '기생충'에 이어 다시 한번 봉 감독과 협업한 정재일의 음악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차갑고 황량한 미장센으로 디스토피아 분위기를 극대화한 미술도 볼거리다.하지만 봉 감독의 전작과 비교하면 아쉬운 점도 많다.'설국열차'가 그랬듯 이번 작품도 은유가 다소 직접적이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 여러 가지 메시지가 섞여 있다 보니 시선이 분산되기도 한다.초반부 40분까지 이렇다 할 큰 사건이 없고 내레이션과 플래시백을 통해 과거를 설명해주는 식으로 전개되다 보니 힘이 빠지는 데다, 이후에도 서사의 '롤러코스터'가 느껴지지 않는다.일반적인 SF물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장르물 특유의 스펙터클이나 서스펜스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202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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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이순재·나훈아·조용필·최경주…무대·필드 누비는 '시니어 스타' 사람과사회
    "저는 지금도 안경을 안 쓰고 책과 신문을 읽습니다. (중략) 아직은 몇 년을 거뜬하게 할 수 있습니다."(나훈아)지난 12일 은퇴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고 마이크를 내려놓은 가수 나훈아(78)는 "여러분이 서운할 때 그만두는 것"이라며 나이가 무색할 만큼 에너지가 넘쳤다.그는 웬만한 인기 아이돌 스타도 채우기 어렵다는 서울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3일에 걸쳐 5회 전석을 매진시켰다. 주말이었던 지난 11∼12일에는 하루 2회씩 공연하는 '강행군'도 너끈히 해냈다. 나훈아는 물론 이순재, 신구, 조용필, 손숙 등 일흔을 훌쩍 넘긴 '시니어 스타'들이 우리 대중문화계에서 막강한 인기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스포츠 분야에선 골프 선수 최경주처럼 통념을 뛰어넘어 50대까지 '현역'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나왔다.2시간 넘게 '홀로 공연' 조용필·나훈아…"계속 배워야" 부단한 노력나훈아의 고별 공연은 지난 58년 동안 쌓아 올린 내공이 고스란히 담긴 화려한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무대 위 반투명 가림막 뒤에서 곡마다 옷을 갈아입고, 시스루 의상도 소화했다. 공연 후반부에선 찢어진 청바지에 흰색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다부진 체격을 자랑했다.나훈아는 "나는 지금까지 (공연에서) 게스트를 둔 적이 없다"며 "우리 후배들 몇 명 데려다가 노래시키고 나는 앉아서 물 한 잔 마시고 좀 쉬었다가 나오면 편할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 누구를 보러 왔느냐, 나를 보러 오지 않았느냐"라고 말하며 구성진 창법으로 쉼 없이 무대를 이어갔다.1968년 데뷔한 '가왕'(歌王) 조용필(75) 역시 57년 동안 왕성한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그는 지난해 10월 정규 20집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데 이어, 11월 서울 KSPO돔에서 신보 발매 기념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조용필 역시 게스트 없이 2시간 넘게 홀로 무대를 소화하며 탄탄한 보컬을 들려줘 객석에선 연신 감탄이 터져 나왔다.조용필은 당시 공연에서 '오빠'라며 환호하는 관객들을 향해 "내 나이 때 (이렇게) 할 수 있겠어요?"라고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다. 그는 해를 넘겨 오는 4월에도 대전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맞는 음악으로 무대에 서는 그의 비결로는 부단한 노력이 꼽힌다.조용필은 작년 20집 발매 기자회견에서 가수는 계속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지금도 창법과 음성 내는 방법 등을 굉장히 많이 연구하고 연습한다. '저 가수는 저렇게 했는데 나도 될까' 하고 시험해본다"고 소개했다.이들 외에도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 남진(80)을 비롯해 태진아(72), 윤복희(79) 등 70∼80대 가수들이 작년 한 해 공연 무대에서 팬들을 만났다.50~60년 커리어는 기본…'구순 현역' 이순재, '80대 주연' 박근형·손숙배우 가운데에서는 올해로 망백(望百), 91세를 맞은 이순재의 활약이 눈에 띈다.이순재는 지난 11일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받았다. KBS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이순재 개인으로서도 1970년 TBC 연기대상 후 처음으로 받는 연기 부문 최고상이다.그는 대상을 받고서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면서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60 먹어도 잘하면 상 주는 거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오늘의 결과가 온 거로 알고 있다"고 눈물을 보였다.이순재는 자기관리의 화신으로도 꼽힌다.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고, 담배도 연기를 위해 끊었다. 엔지(NG)도 거의 내지 않는다. 그는 작년 토크 프로그램에서 "기억력 회복을 위해 미국 대통령 이름 외우기도 한다"고 했다.드라마 '수사반장', '전원일기'의 상징적인 배우 최불암(85)도 활동을 재개했다. 2011년부터 쭉 진행해오던 KBS 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에서 약 3개월간 자리를 비웠다가, 새해를 맞아 다시 복귀했다.'국민 어머니' 김혜자(84)도 올해 드라마로 다시 시청자를 만난다.2022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이후 3년 만에 JTBC 새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으로 복귀하게 됐다.연극계에서도 원로 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80대에도 무대에서 주연으로 서며 긴 공연 일정을 거뜬히 소화하는 배우들이 여럿이다.지난 7일 개막한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에는 박근형(85)과 손숙(81)이 주연으로 열연 중이다. 모두 연기 경력 60년이 넘는 대배우들이다.연극계에서는 90세를 목전에 둔 신구(89)도 빼놓을 수 없다. 1936년생인 신구는 지난해 박근형과 함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해 지방 공연까지 하는 등 그야말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 작품엔 박정자(83)도 함께 출연했다. 이들 세 배우는 모두 원캐스트(단일 배우)로 공연을 소화했다.신구는 당시 간담회에서 무대 동선을 소화하고 많은 대사를 기억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내 힘을 전부 토해낸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연기에 쏟아붓는 열의를 설명했다.1941년생 동갑내기 전무송(84)과 이호재(84)도 연극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무송은 지난해 말 '더 파더'에서 딸 전현아와 함께 주연을 맡았고 이호재도 지난해 연극 '퉁소소리'에서 주인공 최척의 노년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역할을 했다.이밖에 정혜선(83)도 올해 4월 초연하는 연극 '분홍립스틱' 출연을 앞두고 있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령대가 있는 스타들도 젊은 세대나 최근 트렌드에 어울리는 활동과 행보를 보인다는 게 중요한 지점"이라며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주 소비층이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KPGA 최고령 우승 최경주…골프 명예의전당 목표이들보다는 연배가 한참 아래지만, 스포츠 분야에서도 나이를 잊고 필드를 누비는 스타가 있다.주로 20~30대에 전성기를 구가하는 골프계에서 최경주(55)는 여전히 정상급 실력을 뽐내고 있다.그는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신기록을 작성했다.그해 5월 SK텔레콤오픈 연장전에서 자기보다 13살 어린 박상현을 따돌리고 만 54세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5년 매경오픈에서 최상호가 달성한 종전 최고령 우승 기록(50세 4개월)을 4년 가까이 늘렸다.그는 지난해 7월에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시니어오픈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해 한국인 최초 시니어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기록의 사나이' 최경주는 올해 PGA 정규 투어 대회 500회 출전에 단 2개 대회만을 남겼다.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장기 목표도 세웠다.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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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
    [연예] 나훈아, "한쪽 벌겋고 한쪽 퍼렇고… 갈라치기 안돼, 동서화합을" 사람과사회
    "선거할 때 보면 한쪽은 벌겋고, 한쪽은 퍼렇고 미친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안 그래도 작은 땅에…."가수 나훈아(78)는 마지막까지 거침이 없었다. 음악 인생 58년을 마무리하는 고별 콘서트 무대에서까지 어지러운 세상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자신의 소신을 쏟아냈다.나훈아는 12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라스트 콘서트 -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회차에서 "1년 만 내게 시간을 주면 경상도 출신은 전라도에, 전라도 출신은 경상도에서 국회의원에 나가도록 법으로 정하게 하겠다. 동서화합이 돼야 한다. 우리 후세에 이런 나라를 물려주면 절대 안 된다"며 "갈라치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그는 공연마다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공'을 부르며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마지막 공연에서도 나훈아는 국내 갈등, 자살률·성형 수술·저출산 1위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꺼냈다.나훈아는 앞서 지난 10일 공연에서도 자기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고 일갈했고, 이 발언은 큰 화제를 모으며 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하는 반응이 나왔다.나훈아는 이를 의식한 듯 "여러분(관객)이 저한테 뭐라고 하시면 '그렇습니다'라고 인정하겠다"면서도 "그런데 저것들(정치권)이 뭐라고 하는 것은 내가 절대 용서 못 하겠다"고 날을 세웠다."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막 그럽니다. 그래서 제가 '니는 잘했나!'라고 한 겁니다. 그러면 이게 무슨 말이냐, '그래 (오른쪽도) 별로 잘한 게 없어' 이런 이야깁니다. 그렇지만 '니는 잘했나' 이 얘기거든요. 그런데 이걸로 또 딴지를 걸고 앉아있습니다. 오늘 마지막 공연이니까 속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국회의원인지 도지사인지 잘 들으십시오."그는 "나보고 뭐라고 하는 저것들,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XX들을 하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자 객석에서는 "옳소", "맞습니다"라는 호응이 잇달았다.나훈아는 이날 '라스트 콘서트'라는 공연명에 맞게 1967년 이래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걸어 온 음악 여정을 집약해 약 3시간에 걸쳐 보여줬다.첫 무대 '고향역'부터 '체인지'(Change), '남자의 인생', '물레방아 도는데', '18세 순이' 등 6곡을 내리 부르며 매 곡마다 무대 위에서 의상을 갈아입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나훈아는 가수 생활 기간 겪은 11명의 대통령 사진을 LED에 띄우고서 "오래 노래한 것을 한 장면으로 표현할 수 없을까 고민해서 생각한 게 이거다"라며 "박정희부터 윤석열까지 11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나는 역대 대통령들과 사이가 안 좋았다. (내가) 말을 안 들으니까"라며 "대통령 정도 되면 '(나보고) 오라고 하라'고 하는데, 나는 '왜 부르노' 하니 나를 취급을 안 하더라"고 떠올렸다.나훈아는 일본 오사카 공연에서 예고 없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노래한 일화를 실제 영상과 함께 소개하며 "우익단체가 다음 날 (나를) 때려죽이겠다고 전화하기도 했다"며 "나도 성질이 없겠느냐, 죽여보라고 했다"고도 했다.나훈아는 데뷔 이래 '사랑은 눈물의 씨앗', '임 그리워', '고향역', '홍시' 등 숱한 히트곡을 낳으며 반세기 이상 톱스타로 시대를 풍미했다.그는 "언제부턴가 혼자 놀면서 내 옆에는 늘 책과 피아노와 기타가 있었다. 많은 세월을 그렇게 살았다"며 "여러분의 입맛이 아니라 '귓맛'이 웬만큼 까다로워야지. 히트 절대 쉽게 하는 게 아니다"라며 "내가 술 마시고 놀았다면 '홍시'나 '테스형' 같은 노래가 절대 나올 수 없었다. 그래서 여러분이 내게는 스승"이라고 돌아봤다.또 "나는 살면서 결정한 것 중에 마이크를 내려놓는 것이 최고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몇 년은 거뜬하다. 내가 그만두는 게 서운하나? 그래서 그만두는 것"이라고 전격 은퇴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나훈아는 과거 자신을 괴롭힌 '신체절단설' 등 괴소문도 언급하며 "나는 연예인 중에서도 유독 스트레스가 컸다"며 "지금은 웃지만, 그때 당한 심정은 말도 못 했다"고 말했다.노래 도중 무대 아래로 뛰어 내려와 팬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는 특급 팬서비스도 했다.그는 마지막 노래 '사내'를 부르고서 "이 마이크는 내 분신과도 같다. 여러분이 노래를 불러달라"며 드론에 마이크를 띄워 보낸 뒤 경례하는 퍼포먼스로 가수 인생을 마무리했다. '호랑이' 같은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그도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무대에서 무릎을 꿇고 한평생 자신을 지지해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나훈아는 "나도 안 해본 것 해보고, 안 먹어본 것 먹어보고, 안 가본데 가보려 한다"며 "장 서는 날 막걸리와 빈대떡을 먹는 게 가장 하고 싶다.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저는 스타니까 구름 위를 걸어 다녔습니다. 별 밖 하늘에서만 살았습니다. 그렇게 사느라 애도 먹었습니다. 이제는 땅에 걸어 다니겠습니다."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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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
    [연예] '오징어게임2' 할리우드 시사회에 관심 '폭발' 사람과사회
    넷플릭스의 역대 최고 인기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에서 해외 최대 규모 시사회와 '팬 이벤트'가 열렸다.이날 시사회 직전 할리우드 인근 LA시티칼리지 운동장에서 열린 팬 이벤트에는 사전에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한 2천명의 팬이 모였다.워낙 참가자 규모가 크다 보니 행사장 앞에 입장 대기 줄이 기다랗게 늘어섰고, 이들이 모두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 입장한 뒤 오징어 게임 트레이닝복과 번호표를 받는 등의 과정에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참가자들은 행사장에 들어와 운동장 한가운데 설치된 거대한 '영희' 인형을 마주하고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받아 입자마자 흥분하기 시작했다.지난 12일(현지시간)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팬 이벤트에서 참가자들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고 있다. 이후 이들은 이날 밤 예정된 '팬 시사회'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의 1편을 볼 수 있는 티켓(1천100장)을 따내기 위해 4.56㎞ 코스의 달리기를 전력 질주해 완주하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 여러 게임에 몰입해 참가했다.해가 완전히 지고 깜깜해진 저녁 6시부터 행사장 입장이 시작됐고, 기온이 전날보다 섭씨 5도가량 떨어져 LA의 평소 기후에 비하면 몹시 추운 날씨였지만, 기자가 대화를 나눈 참가자들은 모두 "춥긴 해도 여기에 오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웃었다.이탈리아인으로 몇 년 전부터 LA에서 살고 있다는 남성 앤서니(40)는 "오징어 게임 시즌1의 모든 부분을 사랑한다"며 "시즌2를 보기 전에 이 드라마와 관련된 여러 경험을 하고 싶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사실 드라마가 나온 뒤 제작된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에도 참가하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안 됐다"며 "이번에 참가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이날 현장에서 앤서니를 만나 금세 친구가 됐다는 여성 버네사(29)는 시즌1을 3번 돌려봤고, 이번 행사에 참가하려고 차로 1시간 반 거리인 랭커스터에서 왔다고 했다.'무궁화꽃이…' 게임을 하다 중간에 탈락한 여성 팬 애드리아나(51)와 그보다 나이가 더 많다는 친구 매기는 "이 게임이 보기보다 훨씬 어렵다"며 웃었다.이들은 "시즌1의 열렬한 팬이어서 여러 게임을 직접 해보고 싶었고, 감독과 배우들이 온다고 해서 그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고 참가 동기를 밝혔다.이들은 또 "시즌1은 이야기가 흥미진진했을 뿐 아니라 캐스팅 책임자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배우가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이날 이정재와 이병헌, 임시완, 조유리 등 시즌2 출연 배우들은 참가자들의 경주가 시작되기 전에 무대에 올라 짧게 인사말을 했고, 팬들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다른 한국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에서 임시완을 보고 좋아하게 됐다는 여성 팬 세라(26)는 "이 배우를 오늘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멋지다"고 말했다.세라와 함께 온 친구는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되는 오는 26일에 친구들 다섯 명이 집에 모여 함께 보기로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이후 할리우드의 유서 깊은 극장인 '이집션 시어터'(The Egyptian Theatre Hollywood)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500여명의 기자와 미디어 관계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첫 에피소드 1편을 관람했다.60분 분량의 상영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연합뉴스 기자와 잠시 대화한 미국의 스페인어 TV 방송 채널 유니비전의 기자는 "긴장감이 대단했다"며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시즌2가 전작인 시즌1만큼 인기를 끌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여러 차례 끄덕이며 "오늘 1편밖에 못 봐서 단언하긴 어렵지만, 이 정도 수준이라면 분명히 세계적으로 통할 것"이라고 답했다.지난 12일(현지시간)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의 '이집션 시어터'(The Egyptian Theatre Hollywood)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 2 시사회에 참석한 황동혁 감독과 배우들이 극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이날 시사회에서는 넷플릭스의 최고콘텐츠책임자(CCO) 벨라 바자리아가 작품 상영 전에 무대에 올라 "오징어 게임 시즌1은 세계적으로 엄청난 문화적 영향을 줬다"며 "시즌2는 벌써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지명됐는데, (오는 26일 공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황동혁 감독은 이날 유창한 영어로 인사하며, 과거 2000년 자신이 LA의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영화(석사과정)를 공부하던 시절 다른 감독의 영화를 보러 이 극장을 찾았었는데, 24년 만에 자신이 만든 작품을 상영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혔다.이어 황 감독은 "많은 사람이 내게 '오징어 게임 시즌1 제작은 굉장했지만, 시즌2는 그만두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고 털어놔 좌중을 웃게 했다.그러면서 그는 시즌1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세간의 우려를 무릅쓰고 시즌 2를 제작한 것에 대해 "나는 시즌1과 같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선의, 최선의, 최선(my best of best of best)을 다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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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검은 수녀들’ 송혜교, “‘더 글로리’와 또 다른 제 모습 기대돼” 사람과사회
    배우 송혜교가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열린 영화 '검은수녀들'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 글로리' 덕에 새로운 연기가 재밌어져서, 다음 작품으로 장르물 시나리오를 많이 봤어요. 그때 만난 게 '검은 수녀들'입니다. 또 다른 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생겼어요."배우 송혜교는 1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홀에서 열린 영화 '검은 수녀들' 제작보고회에서 변신을 예고했다.다음 달 2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544만여 관객을 동원한 '검은 사제들'(2015)의 속편으로,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유니아 수녀(송혜교 분)와 미카엘라 수녀(전여빈)의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물이다.송혜교가 김은숙 작가의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차기작으로 선보이는 작품이자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10여년 만에 출연한 한국 영화다.송혜교는 "현장에서 수녀복을 입는 순간 유니아로 변신하는 느낌이었다"면서도 "악령과 싸우면서 감정이 격해지는데, 대사도 놓치면 안 됐다.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돌아봤다.배우 전여빈이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열린 영화 '검은수녀들'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여빈은 유니아를 도와 '검은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는 미카엘라 역을 맡았다. 전여빈과 송혜교가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전여빈은 송혜교를 두고 "학창 시절 때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다"며 "촬영 현장에서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모두를 품어줬던 분이라 '나의 유니아'라고 애칭을 붙였다"고 말했다.그는 "미카엘라를 연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유니아의 액션을 받아치는) 리액션"이라며 "그래서 제일 힘이 된 건 유니아 수녀의 눈빛이었다"고 강조했다.전여빈과 꼭 한 번 작품을 함께하고 싶었다는 송혜교는 "여빈이는 제가 힘이 됐다고 하지만, 저에겐 여빈이가 정말 큰 힘이 됐다"면서 "미카엘라가 없으면 안 되는 유니아처럼 제게도 전여빈은 구세주"라며 웃었다.권혁재 감독이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점에서 열린 영화 '검은수녀들'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에서 메가폰을 잡은 장재현 감독 대신 '해결사'(2010), '카운트'(2023) 등을 선보인 권혁재 감독이 연출했다.평소 장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는 권 감독은 '검은 사제들' 속편을 연출하는 데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그러나 그는 "수녀들은 구마(驅魔·마귀를 몰아 내쫓음) 의식을 하는 게 금지돼 있다. 이 금지된 의식에 수녀들이 참여하는 게 신선한 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이 반대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도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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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K팝·클래식 이어 노벨문학상까지… 문화강국 "코리아 급부상" 사람과사회
    올해는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문화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드높인 한해였다.세계 무대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K-팝과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 이어 문학으로까지 확대되면서 K-컬처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노벨상 품은 한강…국내 넘어 해외에서도 책 품절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경사'는 한국은 물론 세계 문학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문인이 이 상을 받은 건 121년 노벨문학상 역사상 처음이다.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상과 칸 영화제를 잇달아 석권하고,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에미상 6관왕에 오르며,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어도 노벨문학상만큼은 요원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문학은 번역이란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해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스웨덴 한림원은 10월 10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하면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선 인간 삶의 연약함,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 등 한강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을 수상 이유로 꼽았다.그의 문학은 미약한 개인의 목소리를 듣고, 인간 삶의 곤경을 넓고 깊게 관조하며, 어떤 금기에도 매이지 않은 실험적 문체를 선보임으로써 세계인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한강의 책은 국내 대형 서점가의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대부분을 독식했고, 영국·미국·프랑스 등지에서도 책이 품절되는 등 해외에서도 신드롬이 일었다.한강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해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에게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그는 노벨상 시상식 연회에서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고, 언어는 이 행성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며, 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한다"고 말했다.진은숙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임윤찬은 유럽 양대 음반상 석권클래식계에서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음악상과 음반상 수상 소식이 잇따르는 등 K-클래식의 높아진 위상이 두드러졌다.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은 1월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거머쥐었다.이는 클래식 음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상으로, 노벨상이나 필즈상에 비유되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 작곡·지휘·기악·성악·음악학 분야를 통틀어 해마다 1명을 선정한다.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올해 유럽 클래식 음악계의 주요 음반상을 석권했다.임윤찬은 10월 '쇼팽: 에튀드'로 영국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 피아노 부문에서 수상했다. 특별상인 '젊은 예술가' 부문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한국 피아니스트의 그라모폰 수상도 이번이 처음이다.임윤찬은 11월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올해의 디아파종 황금상'(Diapason d'Or de l'Annee) 시상식에서 젊은 음악가 부문도 차지했다. 프랑스의 클래식 음악 전문지 디아파종이 주최하는 이 상은 그라모폰 등과 함께 클래식계에서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한국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실력과 수준은 완전히 궤도에 올랐다면서 "이제는 K-클래식의 성과에만 환호할 것이 아니라 내실을 다지고 그다음을 논의할 때"라고 강조했다.로제 '아파트' 세계 양대 차트 최상위권…BTS 지민·정국도 글로벌한 인기K팝은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팀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전 세계에서 꾸준히 사랑받았다.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듀엣한 '아파트'(APT.)는 '아파트 아파트∼' 하는 중독적인 구절이 입소문을 타며 전 세계인의 유행 콘텐츠로 떠올랐다.이 노래는 세계 양대 차트로 꼽히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K팝 간판 스타 방탄소년단은 올해 멤버 진과 제이홉이 전역했다. 군 복무 중인 지민은 솔로 앨범 '뮤즈'(MUSE)로 글로벌한 인기를 누렸고, 정국도 작년 발표한 솔로 앨범 '골든'(GOLDEN)으로 올해 '빌보드 뮤직 어워즈' 2관왕을 차지했다.또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트와이스는 올해 발매한 앨범을 각각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올려놓았다.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빅 네임드'인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그룹 활동이 없었는데도 에스파나 뉴진스 같은 새로운 세대의 활약으로 K팝이 흥행을 이어간 한 해였다"며 "'강남스타일' 이후 최고 유행곡이라 할 수 있는 '아파트'가 나와서 K팝이 팬덤을 넘어 대중적인 성과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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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프렌즈 스타’ 故 매슈 페리 1주기… ”마약 공급자 죗값 치러야” 사람과사회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챈들러 역으로 사랑받은 배우 매슈 페리의 1주기에 그의 가족들이 방송 인터뷰에서 그를 추모하며 그에게 마약을 공급한 이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미 NBC 방송 '투데이'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 따르면 페리의 어머니 수전 모리슨은 페리에게 마약을 공급한 이들이 기소된 것에 대해 "기쁘다"며 "사람들을 죽이는 마약 공급으로 돈을 버는 이들에게 경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페리의 계부인 키스 모리슨도 마약을 판매하는 의사 등을 향해 "당신들의 직업이 무엇이든 간에 지금 추락하고 있다"고 경고했다.지난 8월 로스앤젤레스(LA) 검찰은 페리의 사망에 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그에게 다량의 케타민을 공급해 죽음에 이르게 한 의사 2명과 케타민 공급업자 등 5명을 기소한 바 있다.이들의 재판은 내년에 열릴 예정이며, 수십 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페리는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LA 자택의 온수 수영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LA 카운티 검시국은 페리의 사인을 "케타민 급성 부작용"으로 결론지었다.페리는 사망 전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케타민 주입 요법을 받았는데,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원하는 양의 케타민을 처방받지 못하자 불법으로 약물을 판매하는 의사들에게서 케타민을 대량 구입해 몸에 주입한 것으로 조사됐다.페리의 어머니 수전 모리슨은 이날 인터뷰에서 페리가 사망 전에 자기 죽음을 예감한 것처럼 보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모리슨은 "그가 죽기 직전에 새 집을 보여줬는데, 내게 다가와서 '어머니를 정말 사랑하고 지금 어머니와 함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며 "마치 어떤 예감이라도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이어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우리가 그런 대화를 나눈 지 얼마나 되었나. 몇 년 만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슬퍼했다.계부 키스 모리슨은 페리가 사망 전에 술이나 마약에 취하지 않은 상태로 보였다면서 "그는 케타민 치료를 받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변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그것(케타민)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페리의 가족은 그가 숨진 뒤 마약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는 재단을 설립했다.페리와 함께 10년간 프렌즈에 출연했던 배우 제니퍼 애니스턴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과거 페리와 찍었던 흑백사진을 올리고 하트와 반창고, 비둘기 이모티콘과 함께 "1년"이라는 짧은 문구를 적었다.팬들은 댓글로 "그가 하늘에서 아름다운 천사가 돼 당신을 지켜보고 있을 것", "그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있다", "영원한 친구들"이라며 추모와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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